출제 의도를 알면 답이 보입니다

어떤 고등학교에서 ‘땅’을 주제로 백일장을 열었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거창하게 써 내려갔습니다. 어떤 학생은 국토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또 어떤 학생은 땅을 소중하게 관리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발표된, 장원을 받은 글은 다른 글들과는 완전히 결이 달랐습니다. 땅(land)과 관련한 글이 아니라, ‘준비, 땅!’ 이라는 제목 아래 모두가 출발 신호에 맞춰 똑같이 출발해야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땅’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이 주제를 낸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뻔한 주제 대신 창의적인 주제로 글을 쓰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노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습니다. 이처럼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매우 큰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가 익히 아는, 마귀가 예수님을 시험하는 내용입니다. 예수님이 성령에게 이끌려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나가시는 장면과, 모든 시험이 끝난 후 마귀가 퇴장하고 천사들이 예수님을 수종드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우리는이 시험이 하나님께서 마귀라는 시험관을 통해 공생애를 앞둔 아들 예수를 테스트하게 한 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세상으로 파송하고자 하시는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마귀의 테스트 내용이 그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기 위해 굳이 마귀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귀가 인정하지 않아도 예수님은 하나님의아들이심이 분명하고, 천하만국의 주인은 마귀가아니라 하나님임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출제자의 의도대로 답을 써 내려가셨고, 출제자 하나님께 인정받고 마침내 공생애를 시작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때때로 여러 의도를 가지고 우리 삶에 다양한 시험 문제를 내십니다. 그것을 받아 보고 전전긍긍하기 이전에, 조용히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 하나님의 출제 의도를 묵상하고, 예수님처럼하나님 말씀을 무기 삼아 풀어나간다면 분명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답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험 덕분에 우리 삶은 하나님께서의도하시는 방향과 모습으로 변화되고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