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기는 자가 되라
- 날 짜 : 2022년 5월 19일 목요일
- 찬 송 : 220장 사랑하는 주님 앞에
- 성 경 : 마가복음 9:33~37 예수께서 앉으사 열두 제자를 불러서 이르시되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하시고 (35)
작년 1월 서울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광장 한가운데에 두 사람이 마주 서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더니 무릎을 약간 굽혀 상대방에게 입히고는 옷깃까지 여며 주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커피 한 잔 사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무 말 없이 외투를 벗어 입혀 주고 장갑과 함께 5만 원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이름 모를 한 행인에게 뜻밖의 환대를 받은 이 노숙인의 사연은 우연히 같은 장소에 있던 어느 신문사 사진기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큰 자’가 되려고 경쟁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정치적인 왕, 즉 유대를 통치할 왕으로 여겼습니다. 예수님이 왕위에 오르면 자신들도 높은 직위를 얻어 호의호식하며 호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자들의 마음을 아신 예수님은 “너희가 첫 자리를 원하느냐? 그렇다면 끝자리로 가거라.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라(35, 메시지성경).”고 하셨습니다. ‘큰 자’가 되려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을 섬기는 종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큰 자는 자기 자신에게 위대함을 부여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자만이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철저히 남을 섬길 줄 아는 자만이 섬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옆에 있던 아이를 안으셨습니다. 제자들이 볼 때 어린아이는 작은 자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어린아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수를 계산할 때도 제외시켰습니다(출 12:37). 제자들조차 어린아이가 예수님 앞으로 오지 못하게 막다가 예수님께 책망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막 10:1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섬기라고 하시는 것이나 어린아이를 안으신 것은 약한 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섬기는 자가 ‘진정 큰 자’임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행은 감추어지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향기를 내뿜듯 아름다운 일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폭설이 내리던 날, 노숙인을 섬긴 그가 진정한 ‘큰 자’입니다.
박두재 목사 _ 원당중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