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의로운 하나님의 사랑
- 날 짜 : 2022년 6월 2일 목요일
- 찬 송 : 419장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 성 경 : 민수기 35:9~15 너희를 위하여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여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그리로 피하게 하라 (11)
사람을 망가뜨리는 감정 중 하나는 ‘억울함’입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결과를 떠나 ‘본의 아니게’ 이루어진 일은 우리를 ‘억울함’의 수렁에 빠지게 합니다. 억울함은 나와 타인 모두를 다치게 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이 억울함을 살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는 구약 시대의 ‘도피성 제도’에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도피성 제도는 실수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피의 보복에서 피신하게 한 뒤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하는 일종의 긴급 조치였습니다. 보호 장치가 없다면, 고의적이지 않은 살인이라 할지라도 보복성 살해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도피성은 고의성 없는 살인자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더불어 생명의 고귀함을 강조한 사법 제도였습니다.
도피성으로 피신한 사람이 자신의 무죄함을 진술하면 그 말을 들은 장로들은 사실 확인 후 그가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했습니다. 그가 생명의 위협을 당하지 않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무죄가 선언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당시의 대제사장이 죽게 된 경우입니다. 대제사장의 죽음은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했기에 일종의 ‘대사면’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제사의 최고 책임자인 대제사장의 죽음을 통해 대속의 은혜를 입고 죄가 사해지는 경우였습니다. 결국 도피성 제도는 ‘공의로운 해결’ 또는 ‘용서받는 사랑’을 체험하게 합니다.
도피성 제도는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도피성이 되어 크고 작은 억울함에서 자유하게 하실 뿐 아니라, ‘십자가에서의 죽음’이라는 완전한 사랑으로 우리 죄를 속량하셨습니다. 도피성 제도가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거류민들과 이방인에게조차 차별 없이 열려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이 온 인류를 향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은, 판단과 정죄의 희생양이 되어 억울함에 빠진 우리 모두를 회복시켜 주시는 놀라운 은혜입니다. 그 은혜에 힘입어 오늘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인선 목사 _ 열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