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2

나를 기념하라

  • 날 짜  : 2022년 10월 2일 주일
  • 찬  송 : 233장  자비로 그 몸 찢기시고
  • 성  경 : 누가복음 22:17~20  또 떡을 가져 감사 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19)

예수님은 유월절 기간에 잡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이 어린 양의 피로 제사를 드리는 유월절에 돌아가신 것은 예수님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요 1:29)’임을 나타냅니다. 인간의 죄는 오직 피 흘림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기에(히 9:22)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신 것입니다.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예수님의 진짜 고통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물리적인 고통보다 하나님 아버지께 버림받는 고통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언제나 아버지로 부르셨습니다. 겟세마네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십자가에서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마 27:46)’이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지 못한 이유는 버림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들을 버리신 하나님 역시 아버지의 자격을 상실합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버리고 버림받는 엄청난 고통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가정이 깨지는 전무후무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는 죄 때문에 하나님께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대신해서 예수님이 버림받으셨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아버지가 되시기 위해 독생자의 아버지 되심을 포기하셨습니다. 죄로 인해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이신 아버지와 아들이 죽음의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이 담당해야 할 죄의 죽음을 죽이는 죽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하신 ‘죽음을 죽이는 죽음’ 덕분에 인간에게 구원의 길이 열렸습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죽음보다 깊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잡히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고별 만찬 중 성찬을 통해 이와 같은 십자가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성찬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의미를 집약적으로 보여 줍니다.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19).”는 말씀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당한 아버지와 아들의 고통을 기억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성찬을 행할 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깨닫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도 깊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성찬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고 있습니까?

 

하나님,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자신을 죽음에 내어 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를 기억하며 성찬을 행함으로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깨닫고,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안승철 목사 _ 힐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