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3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날  짜 : 2025년 9월 3일 수요일
  • 찬  송 : 80장  천지에 있는 이름 중
  • 성  경 : 요한복음 21:15~17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15)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손수 따뜻한 아침밥을 지어 주셨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15).” 그것도 연거푸 세 번이나 물으셨습니다. 이미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인지라 자신의 사랑이 예수님이 물으신 완전한 사랑(아가페)에 미치지 못함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주님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는 사랑(필리아)이지만,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베드로는 어떻게 감히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었을까요?

밤새 고기 잡느라 지치고 차가운 제자들이 몸을 녹이도록 지피신 뜨거운 숯불과 손수 지으신 따뜻한 밥상 앞에서 베드로는 주님의 사랑을 보았을 겁니다. 또한 예수님이 자기를 향해 “베드로야!”라고 부르시지 않고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고 하실 때도 주님의 용서와 사랑을 보았을 겁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예수님이 자기를 제자로 부르신 그날뿐이었습니다(1:42). 그러니 주님이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고 부르시는 것은 예수님을 두고 도망했고 주님을 모른다고 했던 배신자 베드로를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다시금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용서와 사랑의 호칭입니다. 이러고 보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주님의 질문은 “난 너를 여전히 사랑한단다. 비록 네가 나를 배신했지만, 날 모른다고 했지만, 난 널 알고, 난 널 믿고, 사랑한단다.”라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립니다. 이런 주님의 완전한 사랑 앞에, 베드로는 비록 모자라지만 겸손하게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 뒤에 예수님은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완전한 사랑도 아닌데, 턱없이 모자란 작은 사랑인데, 교회를 지키라는 귀한 사명을 맡기십니다.

늘 모자라고 부족한 우리가 일어서서 교회를 섬기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진 사랑이 크고 우리가 대단해서가 아닙니다. 때로는 넘어지고 연약하여 실패할지라도 우리를 향한 주님의 크신 사랑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날 향한 주님의 크신 사랑을 믿습니까?

사랑의 주님, 주를 향한 우리의 마음과 사랑이 늘 모자랍니다. 주님의 뜻을 이루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향한 주의 크고 완전한 사랑으로 인해 오늘도 일어섭니다.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정원 목사 _ 세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