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세의 웰다잉
- 날 짜 : 2022년 4월 9일 토요일
- 찬 송 :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
- 성 경 : 신명기 34:5~8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 (7)
“제 장례식에 초대합니다. 평상복 입고 참석해 주세요. 조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2017년 11월, 한 일본 신문에 의문의 광고가 실렸습니다. 자신의 ‘생전 장례식’을 치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광고를 게재한 사람은 안자키 사토루(당시 80세)로, 일본 건설기계 분야 1위 기업 고마쓰의 전(前)사장이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3주 뒤, 그의 생전 장례식에는 회사 관계자, 동창생, 지인 등 약 1,000명이 참석했습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모든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감사 편지도 남겼습니다. 그렇게 생전 장례식을 치르고 6개월 뒤, 안자키 씨는 8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잘 죽어야 잘 사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른바 ‘웰다잉(Well-dying)’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죽음을 삶의 일부로 인식합니다. ‘죽음의 질’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본문이 전하는 모세의 죽음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모세는 그토록 그리던 요단강을 건너지 않고 죽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이행했습니다. 성경 전체에서 모세처럼 위대한 인물은 없습니다. 하나님과 대면하여 대화하고, 하나님의 기적과 능력을 행하며 하나님을 대신하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였지만, 하나님이 시키신 만큼만 행하고 지시하시는 곳에서 멈추어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는 몸이 쇠약해지거나 아파서 죽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잘 죽는 것(well-dying)은, 하나님의 죽음 명령까지 지키는 죽음입니다.
또한 모세는 백성에 의해 장사되고 30일의 애곡 기간도 있었지만, 거대한 피라미드 같은 무덤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덤의 자리를 백성은 잊어버렸습니다. 이 위대한 지도자의 죽음 이후의 모습은 거대 제국 이집트의 문화와 전혀 달랐습니다.
모세의 죽음은 살아 계신 하나님만 높이는 웰다잉이었습니다. 우리의 마지막도 모세의 모습처럼 하나님을 높여 드리는 아름다운 죽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성진규 목사 _ 신흥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