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손에 붙들린 부부
- 날 짜 : 2024년 5월 21일 화요일
- 찬 송 : 15장 하나님의 크신 사랑
- 성 경 : 시편 127:1~5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1)
시인 황지우는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라는 시를 통해 한겨울을 이기고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의 생명력을 노래했습니다. 이처럼 땅에 뿌리내려 살아 있는 나무를 영어로는 ‘트리(tree)’라고 하고, 반면에 죽어서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나무는 ‘우드(wood)’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목재’라 부릅니다. 목재가 된 나무는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다만 재질과 크기에 따라 목수의 손에 붙들려 쓰임새가 정해질 뿐입니다.
오늘은 부부의 날입니다. 이날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5월 21일에 지키는 법정기념일입니다. 예수님은 가정의 기초가 되는 부부를 향해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고 엄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되는 것은 인위적이지 않고, 운명적이고도 필연적인 만남입니다. 부부를 세운 주체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주님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며, 주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1, 새번역).”라고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정의 주인이자 가정을 지으시는 목수라는 뜻입니다. 한 가정을 세우고자 목수 하나님은 세상의 많은 목재 중에 고르고 골라서, 가장 적합한 두 사람을 남편과 아내로 선별하신 것입니다. 좋은 목재를 구한 목수는 마음이 들뜹니다. 목수는 아름다운 가정을 짓고자 최선을 다해 목재를 깎고 다듬어 나갈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목재인 남편과 아내는 목수에게나 서로에게 자기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목재(wood)는 더 이상 저 홀로 화려하게 꽃피우고 열매 맺었던 나무(tree)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재로서 부부는 서로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서로에게 죽어야 합니다. 오직 두드리고 깎고 끼워 맞추는 목수의 뜻에 온몸과 영혼을 맡겨야 합니다. 때로는 뚝딱대고 서걱대며 삐걱대겠지만, 목수는 끝내 아름답게 집을 세울 것입니다. 이로써 둘이 하나가 되는 신비를 선물로 줄 것입니다. 세우는 자의 수고는 이렇게 완성되어 나갈 것입니다.
임태일 목사 _서강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