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가정
- 날 짜 : 2025년 7월 11일 금요일
- 찬 송 : 219장 주 하나님의 사랑은
- 성 경 : 룻기 1:15~18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16b)
룻기는 이방 여인이지만 따뜻한 인간애와 담대한 신앙의 결단으로 하나님의 복을 받은 룻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윗의 혈통을 잇고, 그 혈통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의 구속사에 기여하게 된 룻의 이야기는 우리 삶의 자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기근을 피해 모압 땅으로 갔던 나오미는 거기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었습니다. 연속된 비보 속에서 나오미는 고난의 이유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그 이유를 회개하고 여호와께로 돌아가지 않았음에서 찾았습니다. 나오미는 베들레헴에 풍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며느리 룻은 한사코 나오미를 따르겠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될 것이기에 죽음 외에는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결단합니다. 고향과 친척집을 떠나 모국어를 버리고 기꺼이 문맹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헝가리 출신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어린 시절에는 적국의 언어인 독일어와 러시아어를 배워야 했고, 자유를 찾아 망명한 스위스에서는 전적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마치 전쟁하듯 치열하게 프랑스어와 싸워야 했던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 『문맹』을 떠올려 보면, 룻이 얼마나 무모하고 희생적인 선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모압의 이방 풍속에 젖어 살던 룻이 여호와 신앙을 따르겠다고 고백하는 것은 집안의 모든 환난과 고통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자기희생의 결단인 셈입니다. 룻이 선택한 길은 좁은 길,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룻의 신앙과 효심이 특심하지만 나오미의 모습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며느리들에게 친정으로 돌아가 재가할 것을 권하는 시어머니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삭줍기를 하며 자신을 봉양하는 룻에게 유력한 인물 보아스를 붙여 주려 하고, 룻이 보아스에게서 아들을 낳았을 때 자기가 자식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고 감사하며, 며느리를 ‘내 딸’이라고 부릅니다. 평소 나오미와 며느리들은 친정엄마와 딸 같은 관계였을 것입니다. 가족이 해체되고 파편화되는 시대에 룻의 이야기는 모든 갈등과 대립을 풀어나갈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일우 목사 _ 수원성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