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이 중요합니다
- 날 짜 : 2023년 5월 10일 수요일
- 찬 송 : 449장 예수 따라가며
- 성 경 : 로마서 10:1~4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2)
시골 교회에서 목회하던 때의 일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도시의 대형 교회에서 농촌 봉사활동을와주었습니다. 농사하는 성도의 일터에서 일손을 돕거나, 동네 어르신을 위한 미용 봉사, 도배, 잔심부름 등 여러 봉사로 섬겨 주었습니다. 그렇게 각자 맡은 사역을 정리하고 함께 저녁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모인 시간이었습니다. 부모와 함께 온어린 자녀들이 예배당 주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히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예배당 옆으로 파놓은 배수로의 돌들을 다 들어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예배당 안으로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양옆에 배수로를 내고, 돌로 차곡차곡 쌓아서 작은 둑을 만들어둔 건데, 그 돌들을 다 빼버렸으니 배수로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왜 돌을 뺐냐고 물었더니, 도망친 개구리를 잡으려고 그랬답니다. 그 더운 여름날 개구리를 잡겠다고 무거운 돌들을 열심히 옮긴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한편으론 내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앙의 방향이 잘못되면 우리의 열심과 열정은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 노력은 결국 그것을 해냈다는 나의 의만 드러내게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유대인들의 잘못된 열심에 대해 말합니다.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2).” 유대인들이 열심은 있지만 올바른 지식 없이 자기 의에 빠져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탄식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심은 있지만, 그 열심이 오히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고, 그리스도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사실 이것은 바울 자신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그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으로는 교회를 핍박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잘못된 열심이 교회와 성도들을 위험에 빠뜨렸기에 바울은 열정과 열심보다 중요한 것이 신앙의 올바른 방향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바른 지식 없이 열심만 앞세우다 보면 잘못된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열심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방향 설정이 먼저입니다. 내생각을 내려놓고 삶의 방향을 온전히 하나님 뜻에 맞추며 살아갈 때, 우리는 열매 맺는 믿음의 성도가 될 것입니다.
김명윤 목사 _ 신도제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