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니
- 날 짜 : 2022년 4월 4일 월요일
- 찬 송 : 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
- 성 경 : 시편 90:1~6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3)
시편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무엇일까요? 바로 오늘 본문인 시편 90편, 모세의 시입니다. 모세는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1).”라고 노래합니다. 광야에서 가나안을 바라보고 있지만, 어떤 특별한 장소로서의 거처보다 주님 자체가 거처임을 고백합니다. 주님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이시기에(2) 주님을 거처로 삼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주님은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십니다(3). 이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엄숙한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인생을 이렇게 비유합니다. “그들은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으니이다 풀은 아침에 꽃이 피어 자라다가 저녁에는 시들어 마르나이다(5~6).” 많은 이들이 인생의 허무함을 말합니다. 아침인 줄 알았는데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고 탄식합니다. 기억도, 기쁨도, 기력도 잃고, 점점 티끌이 되어가는 모습에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모세는 이런 티끌의 운명을 노래하는 것으로 시를 끝내지 않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죄 많은 인생에 은총을 내려 주신 것을 기억하고,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기쁨을 노래합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이 기력을 회복해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이 잘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도 모세처럼, 티끌로 돌아가라는 명령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주님이 내 영원한 거처가 되시기에 영원하신 주님 안에서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공부하다 지쳐서 바닥에 누워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 서툰 손길로 어린 자녀를 돌보며 간절히 미래를 축복할 때, 새치를 뽑다가 자연스레 덮어 둘 때, 두꺼운 돋보기를 쓰기 시작할 때, 모든 순간이 아름답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주님을 영원한 거처로 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티끌로 돌아가는 것은 곧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가장 작아진 모습으로 주님의 영광에 휘날리는 날, 영원한 거처가 되신 주님을 찬양하며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니 나는 주의 것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성락 목사 _ 린벨리한인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