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요한의 증언
- 날 짜 : 2024년 12월 14일 토요일
- 찬 송 : 501장 너 시온아 이 소식 전파하라
- 성 경 : 요한복음 1:19~28 이르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 (23)
세례 요한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 행위는 오직 종교 지도자들을 통해 성전을 중심으로 행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변두리 강가에서 세례를 베풀며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외치는 그의 행동은 기준을 상당히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푸는 요한에게 두 무리의 사람이 찾아옵니다. 한 무리는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보낸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고(19~23), 다른 무리는 바리새인들이 보낸 자들입니다(24~28).
그런데 이들의 대화가 어딘지 이상합니다. 당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선지자도 아닌 사람이 왜 세례를 베푸냐는 질문에, 요한은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진정 사람들을 변화시킬 분이 내 뒤에 오신다’고 말합니다.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서로 뜻이 통하지 않으니, 이것을 진정 대화라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요한을 찾아온 이들은 그의 ‘자격’을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의 관심은 주의 길을 곧게 하는 그 ‘행동’에만 있습니다. 오직 그의 행동이 그를 증명할 뿐입니다. 두 번째 질문 역시 그들은 요한에게 ‘자격도 없는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은 것입니다. 요한이 앞서 주의 길을 곧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자격을 논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격으로 말하자면, 요한은 사가랴의 아들로 대를 이어 제사장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데 자격 같은 것은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음을 몸소 보여 줍니다. 주님을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주의 길을 곧게 하는 행동뿐입니다.
우리도 오늘 주님의 길을 예비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누군가는 요한을 찾아온 사람들처럼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어올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그럴 자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한이 보여 준 것처럼,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데 자격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골짜기를 메우고, 산을 낮추며, 거칠고 험한 땅을 평탄하게 만드는 일, 그것만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며 존재 이유입니다.
채윤석 목사 _함께걷는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