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유보다 중요한 것
- 날 짜 : 2022년 6월 9일 목요일
- 찬 송 : 218장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 성 경 : 사도행전 2:43~47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47)
첫 목회를 강원도의 외진 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예배당이 없는 마을이었습니다. 잎담배를 말리던 사랑방을 예배실로, 비어 있던 흙집을 사택으로 삼았습니다. 굵은 금이 간 집이 언제 무너질지 몰라 잠은 골방에서 잤습니다. 고개를 한참 숙여야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 위에 글귀 하나를 써서 붙였습니다. ‘소유는 적으나 존재는 넉넉하게’라는 글귀였습니다.
초대 교회 교인들은 결코 쉽지 않은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믿는 사람들이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고, 재산과 소유물을 팔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많은 신도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했습니다(행 4:32).
프랑스 사람들은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인의 순위를 매기는데, 8년 동안 일곱 번이나 1위에 오른 이가 피에르 신부입니다. 『단순한 기쁨』이라는 책에서 그는 묻습니다. “성소의 아름다움은 그 대리석 포석이나 장식물에 달린 것이 아니라, 성소 주변에 거주지 없는 가족이 단 한 가족도 없다는 사실에 달려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언제쯤 깨닫게 될까?” 성소의 아름다움을 성소 주변에 배고픈 자, 헐벗은 자, 길에서 잠을 자는 자가 없는 것에서 찾는 그의 생각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세계가 놀랄 만한 부흥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교인 수는 늘었고, 예배당은 많아졌고 커졌습니다. 소유가 이렇게 늘어나는 동안 우리의 존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교회는 얼마나 세상과 이웃을 품어왔을까요?
초대 교회 교인들이 소유의 벽을 허물었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주님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해 주셨습니다. 믿는 이들이 소유욕을 비워내니 비운 만큼 은혜로 채워졌습니다. 마틴 슐레스케가 『바이올린과 순례자』에서 들려 주는 짧은 말을 마음에 새겨야겠습니다. 짧지만, 강력한 말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자 세상을 향한 설교입니다.”
기억합시다. 소유보다 중요한 것은 존재입니다.
한희철 목사 _ 정릉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