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는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힘입니다
- 날 짜 :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 찬 송 : 154장 생명의 주여 면류관
- 성 경 : 마가복음 15:39~41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 (39)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면서 사순절을 보낸 우리는 부활의 아침을 앞두고 오늘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죽음에 굴복하지 않고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깨워 생명으로 이끄는 힘이 있음을 확신합니다. 사실 십자가는 죄인을 매다는 수치스러운 나무였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거기에 있던 군인들 대부분은 또 한 명의 죄인이 처형을 당한다고만 생각하고, 십자가가 상징하는 죽음이라는 한계 안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백부장은 달랐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진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그때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는 백부장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힘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일 때,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접종센터에 주사를 맞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여전한 코로나의 기세 때문에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소란하고 분주하며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그곳에 갑자기 첼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모든 사람이 의아해하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거기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첼로 연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접종센터는 한순간 정적에 잠기고, 그 공간과 시간을 그가 연주하는 바흐의 첼로 모음곡과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선율이 가득 채웠습니다. 모든 이가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그의 연주는 공간 전체를 하나로 만들었고, 정말 치유되는 기분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백부장의 영혼을 흔들어 깨운 첼로 연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십자가를 죽음의 형벌로만 보던 사람들과 달리 백부장은 예수님에게서 죽음 너머에 있는, 죽음이 어찌할 수 없는 거룩한 존재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십자가는 십자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죽은 영혼을 흔들어 깨워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게 합니다.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십시오. 오늘 그 십자가가 나의 잠든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힘이 되어, 백부장이 골고다 언덕에서 외쳤던 고백을 듣게 할 것입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이공훈 목사 _ 양광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