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야곱의 근심
- 날 짜 :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 찬 송 : 428장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 성 경 : 창세기 42:36~38 야곱이 이르되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하리니 그의 형은 죽고 그만 남았음이라 만일 너희가 가는 길에서 재난이 그에게 미치면 너희가 내 흰 머리를 슬퍼하며 스올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 (38)
야곱의 가정에는 숨겨진 불행의 씨앗이 있었습니다. 형들이 어린 요셉을 노예로 팔아넘기고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해를 입었다고 거짓말을 한 일입니다. 이제 20여 년이 지나 다 잊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니 야곱은 요셉을 잊기는커녕 그 오랜 시간 내내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연상시키는 또 다른 비극을 예감하며 불안해합니다. 요셉의 형들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동안 별일이 없었기에 끝난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근 때문에 양식을 구하려고 애굽에 갔다가 애굽 총리에게 간첩으로 의심을 받자 불현듯 20년 전 사라진 동생이 떠오릅니다(창 42:21). 잊고 있었던 심판의 징조를 느낍니다.
그러나 모두가 죽은 자로 여긴 요셉만은 달랐습니다. 곡식을 구하러 온 형들이 자기에게 절하는 것을 보며 어릴 적 꿈을 생각해 냈습니다. 형들이 자신을 판 일을 회개하는 대화를 들으며 울음을 참지 못해 자리를 피합니다. 야곱과 다른 형제들에게는 불안과 불행의 시작으로 보이는 순간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요셉에게는 화해와 용서, 회복과 행복이 시작되는 순간으로 겹쳐집니다.
야곱은 비통해합니다. “너희는, 백발이 성성한 이 늙은 아버지가 슬퍼하며 죽어서 스올로 내려가는 꼴을 보겠다는 거냐?(38, 새번역)” 반면 요셉의 형들은 조금씩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르우벤은 자기의 두 아들을 담보로 동생 베냐민을 지키겠다고 약속합니다(37). 또 유다는 동생에게 위험이 닥치면 자기가 대신 끌려가겠다고 합니다(창 43:9).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늙은 야곱은 아직 불안의 한밤중을 지나고 있지만, 실은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말미암았음이 틀림없습니다.
드디어 요셉은 형제들에게 고백합니다.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창 45:8).” 이제 야곱이 응답할 차례입니다. 비록 자신은 늙어 연약하고, 땅에는 기근이 심하고, 잊을 수 없는 가족의 아픈 비밀이 있고, 또 다시 불행의 예감이 밀려오더라도 ‘데우스 프로 노비스!(Deus pro nobis)’, 즉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주신다!’라고 말입니다.
유경선 목사 _ 좋은샘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