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양들의 목자
- 날 짜 :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 찬 송 : 399장 어린 양들아두려워 말아라
- 성 경 : 에스겔 34:20~24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되 나 곧 내가 살진 양과 파리한 양 사이에서 심판하리라 (20)
“위용을 자랑하는 개선문은 어디엔가 만들어 놓은 초토(焦土)를 보여 준다.” 어느 인문학자의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꽃가루 날리는 개선문에서 승전가 부르는 군대는 필시 어느 전장을 초토화하고패배자들을 남긴 채 돌아왔을 것입니다. 강자의 그늘에는 약자가 숨어 있고, 승리의 나팔소리 아래에는 패잔병의 신음이 필사적으로 울립니다.
오늘 본문에서 에스겔 선지자는 ‘살진 양’과 ‘파리한 양’을 말합니다(20). 살진 양들은 부푼 덩치와억센 뿔로 다른 양들을 들이받고 밀어냅니다(21). 마르고 병든 파리한 양들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한 귀퉁이에서 그저 숨죽여 울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목자라면 이렇게 상처 입은 양들을찾아내 돌보아야 하지만, 에스겔 선지자의 비판이향한 당대의 권력자들은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백성에 대한 책임을 내팽개치고 외려 양들의 털과 고기로 제 몸만 덥히고 제 배만 채우는 거짓 목자들이었습니다. 강자에게 받히고 거짓 목자에게 버림받은 파리한 양들을 생각해보십시오. 오늘날 실패와 절망으로 쓰러진 이들의 모습이 겹쳐보이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희망은 있습니다. 하나님이 장차 참된한 목자를 세우리라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23). 이 위대한 목자는 살진 양과 파리한 양들 사이에서 심판하여 공의를 세울 것입니다(20). 그리고 고난받던 작은 양들을 품어 먹임으로(23)거짓 목자들을 부끄럽게 할 것입니다. 다윗의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이 목자는 약속된 메시아, 즉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판화에서 양각(陽刻)기법은 배경을 깎아내 그림을 도드라지게 한 뒤 찍어내는 방법입니다. 돋아 오른 그림 외에는 그저 파내야 할 부분일 뿐입니다. 음각(陰刻)은 반대입니다. 푹 깎여 들어간 부분이 오히려 그림이 되고, 돋아 오른 부분은 배경역할을 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양각 강박증에사로잡힌 채 스스로 돋보이려 주변을 깎아내립니다. 하지만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은 오히려 약한 자를 택하고 긍휼히 여기심으로 음각의 반전을일으키십니다. 파리한 양들을 품에 안고 먹이시면서 그들에게도 주인공이라 말씀해 주십니다. 강한이들 가운데서 약한 이들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우리 주님은 참 좋은 목자이십니다.
류성렬 목사 _ 나무십자가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