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나누는 감사 예물
- 날 짜 : 2024년 11월 17일 주일
- 찬 송 : 587장 감사하는 성도여
- 성 경 : 신명기 26:1~1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네 집에 주신 모든 복으로 말미암아 너는 레위인과 너희 가운데에 거류하는 객과 함께 즐거워할지니라 (11)
오늘 본문은 가나안에 정착한 히브리인들의 감사절 봉헌사입니다. 첫 곡식을 수확한 백성은 맏물을 광주리에 담아 제사장에게 나아왔습니다. 제사장은 광주리를 제단 앞에 두고 신명기에 기록된 감사절 봉헌사를 아뢰었습니다. 조상들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나님께 바친 것입니다. 조상들이 겪은 애굽의 종살이, 고역에서 해방된 출애굽의 감격, 광야 40년의 고단한 유랑, 그리고 가나안에 정착한 현재의 삶까지 구구절절 감사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겨우 여섯 절에 불과하지만, 아브라함 시대부터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에 정착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의 역사를 압축
하고 있습니다. 이를 모세오경에 빗대어 ‘제6경’이라고 부릅니다.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해마다 감동적인 역사 회고와 함께 감격스러운 첫 수확물로 감사 예물을 드렸습니다. 제사장은 이를 하나님께 봉헌하고 경배한 후 이 음식을 레위인과 그들에게 몸 붙여 사는 나그네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웃과 함께 감사절 축제를 벌인 것입니다.
2003년 경남 창원에서 일하던 외국인노동자 140여 명이 감리회 본부로 찾아왔습니다. 강제 출국 위기에 처하자 피난처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동안 감리회 본부는 사무실로 가득한 빌딩이었는데, 그들을 보호하면서 어느새 성역(聖域)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본부 앞 구둣방 주인이 음식 상자 두 개를 보내왔습니다. 외국인 손님들을 위한 것으로, 떡과 부침개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며칠 후 구둣방을 찾아가 구두를 닦으면서 음식을 보내 준 사연을 들었습니다. 1960년대에 무작정 상경한 자신도 당시 감리회관에 몰래 숨어 들어가 잠을 잤다고 했습니다. 잘 때마다 들켰지만 다행히 그때마다 사정을 봐준 덕에 한동안 감리회관 지하 계단참에서 고된 몸을 뉘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구두를 닦았고, 현재의 구두점을 열었습니다. 주인은 감리회관의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피난 온 외국인노동자들을 보
니 자신의 옛 모습이 생각나 가족과 함께 부침개를 부치고 떡을 준비한 것입니다. 감사는 역사적입니다. 그리고 감사 예물을 나누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진실한 보답입니다.
송병구 목사 _색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