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5

최후의 만찬

  • 날  짜 : 2025년 10월 5일 주일
  • 찬  송 : 458장  너희 마음에 슬픔이 가득할 때
  • 성  경 : 마가복음 14:22~26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23~24)

유월절에 이스라엘 민족은 아주 독특한 식사를 했습니다. 누룩을 넣지 않은 딱딱한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었고, 어린 양을 잡아 그 머리와 내장을 삶지 않고 구워 먹었습니다. 특별히 어린 양의 피는 문설주에 발라 죽음의 사자가 그 집을 지나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될 때까지 집 밖에 나가서는 안 되었습니다. 죽음의 사자가 모든 첫 생명을 거두어가는 위험이 지나갈 때 까지 이스라엘 민족이 사는 집은 마치 외부와 차단된 토굴 같았습니다. 어린양의 피는 죽음에서 구원할 보증이어서 이스라엘 민족은 숨죽이며 유월절의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동이 트면 이제껏 고통과 힘겨움, 그리고 굴종과 예속으로 살았던 날들을 정리하고 해방과 자유의 새날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것이 유월절 식사였습니다.

예수님이 성찬을 제정하신 ‘최후의 만찬’은 유월절의 정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에 군중이 모여들 때 제자들도 비장한 마음으로 식탁 앞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22).”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순간 놀랐습니다. 유월절 식사를 할 때 당연히 이집트 이야기, 해방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이 시점에 떡이 당신의 몸이라니 제자들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잔이 돌았습니다. 예수님은 잔에 대하여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24).”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속으로 이상하게 생각 할 뿐이었습니다.

성찬은 살아생전의 예수님과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는 신비한 공동의 식사입니다. 어쩌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결단의 자리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바라신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셨듯이 죄 가운데 죽음으로 끝나는 인생이 죽어도 다시 사는 구원의 완성입니다. 유월절 양의 피가 묻은 집은 죽음의 사자가 넘어갔듯이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최후의 만찬은 이것을 기억하는 성례전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귀한 식탁의 자리입니다.

성찬을 행하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참 좋으신 주님, 죄인 된 인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과 피를 죄의 값으로 내어 주신 크신 사랑에 감사합니다. 이제 주님의 몸과 피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과 거룩하고 신비한 연합을 이루었습니다. 영원히 주와 동행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봉석 목사 _ 신길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