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 속의 거대한 음성
- 날 짜 : 2022년 4월 11일 월요일
- 찬 송 : 425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 성 경 : 에스겔 3:22~27 내가 네 혀를 네 입천장에 붙게 하여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그들을 꾸짖는 자가 되지 못하게 하리니 그들은 패역한 족속임이니라 (26)
한때 <우정의 무대>라는 군부대 방문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도 하고, 군인들이 장기자랑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러 순서 중 가장 절정은 ‘엄마가 보고플 때’라는 노래와 함께 시작하는 ‘그리운 어머니’였습니다. 가림막 뒤에 한 어머니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어머니는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고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많은 병사들이 무대로 올라와서 서로 자기 어머니라고 주장합니다. ‘목소리가 비슷해서’, ‘자기 고향에서 오셨기에’ 등 여러 이유를 댑니다. 심지어 내 어머니는 아니지만 텔레비전을 통해 자기 어머니께 인사하러 나왔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는 병사가 있습니다. 눈을 끔벅이며 얼버무리는 사이에 마이크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면 그림자의 주인공은 십중팔구 그 병사의 어머니였습니다.
침묵이 정답일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수많은 답이 나옵니다. 건강 정보, 재정을 늘리는 방법, 맛있는 음식과 멋진 여행지 등을 마치 족집게 과외하듯 짚어 줍니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여러 도움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때로는 고요한 사유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방해받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선지자 에스겔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26). 패역한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말씀은 마치 돼지에게 던져진 진주 같았습니다. 때가 되면 에스겔에게 다시 말씀을 주고 선포하게 하시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먼저 백성이 할 일은 선지자의 침묵 속에서 듣는 것이었습니다. 말씀하지 않음으로써 더 크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때로는 침묵으로도 하나님의 뜻을 알려 주십니다. 오직 영의 귀가 열린 사람만이 그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금 나는 하나님의 음성에 예민한지 점검해 보기를 바랍니다. 침묵 속에 거대한 음성이 울리고 있습니다.
서동성 목사 _ 향내교회
